'진품명품' 가리는 스타트업…침수차 찾아내고 짝퉁시계 감별 [긱스]

입력 2024-04-10 20:34   수정 2024-04-18 16:23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상륙으로 ‘짝퉁’ 제품 유입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진품과 위조품을 선별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정보를 공개해 중고차 사기와 전세 사기 등을 예방하는 사업을 벌이는 곳들도 눈에 띈다. ‘정보 비대칭성 해소’가 스타트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품 시계 8200개 판별

10일 업계에 따르며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는 지금까지 8200개의 명품 시계를 대상으로 위조품 여부를 진단했다. 바이버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자회사로 명품 시계 판매자와 구매자 간 온라인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롤렉스와 오데마 피게 등 유명 브랜드 출신의 시계 전문가들이 정품 여부를 감정하고 시계 상태를 진단한다. 이 업체에 감정을 의뢰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3월 거래액은 전달보다 67% 증가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바이버 관계자는 “최근 명품 시계 위조품은 갈수록 정품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시계 외관은 정품이지만 내부 부품 중 일부가 가품으로 교체된 ‘일부가품’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전문가가 위조품 여부를 완벽히 판가름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워 전문 인력을 채용해 정품 감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2조902억원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이 2464억원(11.8%)으로 가장 많았다. 롤렉스(2137억원)와 샤넬(1135억원)이 뒤를 이었다. 중국산이 1조7658억원(8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가방이 763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시계(5784억원), 의류 직물(2029억원) 순이었다.
○전세·중고차 사기도 예방
감춰진 정보를 플랫폼에 공개해 전세 사기를 예방하는 스타트업도 주가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세 사기는 집주인이 세금 체납과 근저당권 설정 등 중요한 정보를 세입자에게 숨기거나 속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정보 불균형 속에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1~4월) 1조8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피해 금액은 2022년(1조1726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집스캔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한국부동산데이터연구소는 등기부등본과 세금 체납 이력, 각종 공문서 등을 조회해 전세 사기 위험도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SCI평가정보와 손잡고 집주인의 세금 내역 등을 조회하고 있다. 법원 데이터베이스 등을 활용해 보증금 미반환 사고 접수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세입자는 전세 사기 알리미 기능을 통해 주기적으로 보증금이 안전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출시 이후 분석 보증금은 누적 20조원을 넘어섰다.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피알앤디컴퍼니는 중고차 시장에서 정보 불균형을 해결했다. 지금까지 중고차 구매자는 딜러의 말에 의존해 차량 상태를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구매한 뒤 침수차량임을 알거나 무사고 차량으로 구매했다가 사고 이력을 발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헤이딜러는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 서비스로 중고차의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공장 생산 이력과 정비 이력, 명의 변경, 보험 이력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총 150만 건 이상이 조회됐으며 누적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피알앤디컴퍼니는 45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은 950억원이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고객들이 상대적인 정보 약자가 되지 않도록 중고차와 관련한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고 있다”며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 중고차 구매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지원자 정보 제공하기도
인테리어 업계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 정보 불균형이 심각한 분야 중 하나다. 각종 시공 자재의 품질 정보와 가격 등을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지난해 467건으로 매년 수백 건을 기록하고 있다. 피해 유형별로는 하자보수 미이행·지연(24.5%)과 자재 품질·시공 마감 불량(14.2%), 부실시공(8.8%) 등이 있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50조원에 달한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 업계의 각종 정보를 플랫폼에 공개하며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 최초로 표준 견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가격정찰제를 마련해 주택 면적별로 동일한 금액에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인테리어의 품질과 가격, 관리 상태 등을 사전에 알 수 있게 됐다. 깜깜이 견적을 당연한 관행으로 여겨온 인테리어 업체들은 구체적 가격 등의 정보를 알리길 꺼렸지만 스타트업이 이를 공개하면서 소비자 편익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파트멘터리의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으로 2020년(109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은 580억원이다.

채용 솔루션 스타트업도 ‘더 많은 정보’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채용관리 스타트업 두들린은 기업 지원자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TRM(인재 관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전에 이력서를 넣었으나 탈락한 지원자의 과거 정보를 기업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두들린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제출한 다양한 정보를 기업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과 정보보호 국제표준 인증 등을 취득하는 등 지원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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